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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도쿄의 한 작은 아파트에 네 남매와 젊은 엄마가 이사를 온다. 집주인에게는 식구가 적은 척 해야 하기 때문에 엄마와 12살 장남 아키라는 몰래 동생들을 짐 속에 숨겨 들여온다. 엄마는 아이가 넷이나 딸린 싱글맘이라는 것이 발각되면 아파트에서 쫓겨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말 것, 밖에 나가지 말 것 등등의 규칙을 정한다. 또 이 철없어 보이는 엄마는 아이들(심지어 네 아이들 모두 아버지가 다르다)을 학교에 보내지도 않는다. 집안에서만 갇힌 듯 살아가지만 아이들은 엄마와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려간다. 어느 날, 엄마는 아키라에게 동생들을 부탁한다는 쪽지와 약간의 돈을 남기고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이제부터 아무도 모르게 네 남매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모험이 시작된다.
겨울. 엄마가 사라진 지 한 달이 지났어도 여전히 네 아이들은 집안의 특별한 규칙을 지키며 지내고 있다. 어느 날, 아무렇지않게 엄마는 선물을 사 들고 불쑥 나타난다. 하지만 머무는 것도 잠시, 그녀는 서둘러 짐을 챙겨가지고 크리스마스 전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집을 나서지만 역시 돌아오지 않는다. 섣달 그믐까지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아키라는 엄마가 보내온 편지 주소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전화를 걸지만, 엄마의 성이 바뀐 것을 알고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엄마가 자신들을 버렸다는 것을 깨닫지만 동생들에게는 이 사실을 숨긴다.
봄. 엄마가 보내온 돈도 바닥나고 편지도 끊기고, 밀린 세금 영수증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네 남매가 더 굳게 뭉쳐야 한다고 느낀 아키라는 더욱 적극적으로 동생들을 돌본다. 네 아이들은 처음으로 함께 밖에 나가 편의점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사고 공원에서 놀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여름. 이제 아이들은 매일매일 공원을 찾는다. 집에는 전기도 수도도 모두 끊겼기 때문에 공원에서 머리를 감고 빨래를 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언제나 학교를 빼먹고 벤치에 않아있는 소녀 사키가 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그녀는 아키라와 친해지고 네 남매의 친구가 된다. 아키라는 동생들을 굶기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결국 절망적인 사건을 맞이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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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기 -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이 영화에서 아이들은 울지 않는다. 엄마가 보고 싶거나 배가 고파서 울법도 한데 절대 울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슬프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세상과 단절된 채 이 아이들은 우는 것조차 배우지 못한 듯하다.
배가 고파 종이를 씹는 셋째 시게루(키무라 히에이 분)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아이들의 옷차림은 하루가 다르게 남루해진다. 옷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고 머리는 길어질 만큼 충분히 길어 덥수룩하다. 방은 쓰레기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지저분하다. 이 영화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고발한다. 일본 최대 도시, 도쿄의 한 주택가에서 벌어진 실화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전기와 수도가 끊기지만 무슨 사정인지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또 집 주인도 집세 받기에만 온 정신이 있을 뿐 아이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또 엄마가 도망을 쳤는지 조차도 관심없다.
장남 아키라가 동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거의 매일 가다시피한 동네 편의점 주인도 아이의 차림새가 남루해진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아니 눈치챘더라도 관여하기 싫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 속 아이들은 길가에 핀 이름 모를 식물의 씨앗을 가져와 각자 이름을 쓴 사발면 용기에 심는다. 아파트 베란다에 놓아둔 식물은 무럭무럭 자란다. 하지만 이 식물은 시간이 지나도 꽃을 피우지 않는다. 마치 아이들의 운명에 꽃이 피지 않는 것처럼… |